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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 보는 대한민국 ‘교육열’ 비극…<일타 스캔들>로코 속 현실 조명
  • 반 화 기자
  • 등록 2023-02-22 12:04:25
  • 수정 2023-02-22 16: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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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화의 원더팩트》 로맨스 속 담긴 사교육 문제

 

[사진=tvN] 전도연, 정경호 주연 tvN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 (극본 양희승/연출 유제원)은 최근 높은 화제성을 가진 드라마 중 하나다. 시청률 4.04%로 출발한 ‘일타 스캔들’은 인기가 점점 높아져 지난 12일 방송된 10회에서 전국 기준 평균 시청률 13.5% 기록했다. 달콤쌉싸름한 로맨스, 따뜻한 가족애 등 훈훈하고 코믹한 스토리라인으로 발랄하고 유쾌하게 전개 되는 드라마 속에서 대한민국 교육열과 입시 경쟁에 시달리는 선생님, 학부모, 학생들의 처지와 심리상태도 같이 그린다. 《반화의 원더팩트》

반 화 뉴스앤진 기자가 대중들이 궁금해하는 연예·방송계 소식과 정확한 뉴스를 제공합니다.


 

[사진=tvN] “고소득, 고학력, 고득점. 고위층을 향해 달리는 나라. 그곳이 바로 지금 대한민국의 현 주소 아니던가.” 아이들을 일타 강사 수업에 보내기 위해 학부모들이 줄을 서고, ‘스카이맘점넷’을 중심으로 학부모들은 사교육 정보를 얻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면서 그렇게 드라마 ‘일타 스캔들’은 시작된다. 드라마는 극중 현대 사회의 극단적인 교육열과 한국의 학원 사교육 문화가 성행하고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들춰낸다. 과외를 하지 않고 학교에서만 공부하는 자율학습 학생은 극히 드물고, 오히려 친구들에게 비웃음을 당하기도 한다. 치열한 경쟁과 압박이 가해지는 환경에서 시험 문제를 유출하고 입시 경쟁을 하는 등의 내용이 펼쳐진다. [사진=tvN] 사교육과 입시 경쟁에 시달리던 학생이 경쟁자를 이기지 못할까 두려워 체육 수업 시간에도 교실에 남아 불안해 하며 공부하고, 지속적 스트레스 때문에 환각 증상까지 나타난다. 그러나 드라마 속 모습은 학교의 여러 문제 중 하나일 뿐, 한국에서 공부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과 불안에 시달리는 학생들은 상상 이상이다.

지난 22년 7월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시민 단체에서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일반고교 3학년, 특목고교 3학년 총 7,0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경쟁교육 고통 지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에 가까운 48.7%가 수면부족을 호소했다. 수면이 부족한 이유로는 학원과 과외 숙제 등 학습관련이 1순위였다. 응답자 53.3%는 학업과 성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이로 인한 불안과 우울 경험은 47.3%였다. 또한 응답자 중 4명 중 1명인 25.9%가 학업성적으로 인한 불안과 우울감으로 자해나 자살을 생각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초등학교 6학년 설문조사 대상자 21.9%는 "학업 및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때려 부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했으며, 24.8%는 자해와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사진=tvN]

이런 입시중심 분위기로 고통 받는 사람은 학생들 뿐만이 아니다. 교육열이 높을수록,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덩달아 높아진 것. 2021년 7만 3,000여 명의 학생들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6만 7,000원으로 전년대비 21.5% 증가했다. 

 

학부모 64.8%가 경쟁과 대학입시 때문에 고통스럽다고 답했으며, 고통 원인 1순위는 자녀의 성적 스트레스(54.9%), 2순위는 사교육비 지출 부담으로 나타났다(54.9%). 응답자 10명 중 8명은 "경쟁중심의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사진=tvN]

최근 장르물 드라마가 유행하고 있는 시기에도 ‘일타 스캔들’은 교육, 가족, 로맨스 등 우리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를 다루면서 과열된 입시 경쟁을 비판적으로 조명하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는 듯하다. 극중 에피소드들은 어려움을 해결하고 이겨내며 시청자에게 드라마로서 보는 즐거움을 주고 있지만, 오랫동안 뿌리내린 한국의 교육열 현상으로 나타난 사회적 문제가 비단 드라마 속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걸 은연중에 전달한다. 

 

 

사교육 열풍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 모두 스트레스가 계속 높아지는데도, 여전히 한국 사회는 ‘좋은 대학교를 가야 사회적 지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 라는 분위기이기에 씁쓸함을 남긴다. [사진=tvN]

‘일타 스캔들’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있는 대학 입시 이슈를 무겁지 않고 가볍지도 않게 편하게 풀어가며 과열된 사교육의 폐해를 꼬집고 있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살펴 보았을 때, 높은 교육열은 우수한 인재를 많이 길러냈고 한국 경제를 짦은 기간에 성장시켜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것은 맞다. 우수한 교육으로 인재를 키워내는 것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자 필수적인 정책이다. 하지만 과도한 경쟁을 지속적으로 하면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많은 심각한 사회 이슈를 유발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게끔 한다.

 

[사진=나무엑터스] 지난 2022년 방송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사교육으로 인해 고통 받은 초등학생 이야기를 담은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 방구뽕' 에피소드 중 이런 대사가 있었다. “하나,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 한다. 둘, 어린이는 지금 당장 건강해야 한다. 셋, 어린이는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 밤 늦게까지 학원 다니는 어린이의 이야기를 보여준 에피소드였는데 대중들의 반응은 ‘충격적이다. 아이들이 안쓰럽다.’ 는 의견이 많았지만, '전체 경제와 사회 발전 차원으로 보면 공부를 안 시키는 건 비현실적'이라는 의견도 많아 한국의 교육열 문제해결이 쉽지 않음을 느끼게 하기도 했다. [사진=tvN] ‘일타 스캔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그리고 ‘SKY캐슬’ 등 여러 드라마가 한국의 교육열 문제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며 씁쓸한 공감을 일으키게 하고 있다. 드라마 속 해결방법들은 연출된 것이기에 이 복잡한 교육현장의 문제를 실제로 풀 수는 없겠지만, 부디 우리 사회가 언젠가 드라마 속 모습처럼 가야할 방향을 찾아 잘 헤쳐나가길 하는 바람이다. [뉴스앤진=반 화 기자 yun8007@company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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