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신을 표방하는 사람의 탈을 쓴 악마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 강연경 기자
  • 등록 2023-03-17 11:10:04
  • 수정 2024-01-29 14:05:19
기사수정
  • <강연경의 예픽소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의 이례적인 흥행

강연경 맥앤지나 기자가 픽한 연예·방송계 핫이슈의 에피소드를 전달합니다.



넷플릭스가 연이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제공)

 

지난달 넷플릭스 시리즈 '피지컬:100'에 이어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도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며 다큐멘터리로서 선전하는 이례적인 흥행을 거두었다. '나는 신이다'는 사이비 종교단체인 JMS 정명석, 오대양 사건의 박순자와 유벙언, 아가동산의 김기순, 만민중앙교회 이재록을 둘러싼 의혹과 진실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나는 신이다'는 MBC 시사 교양본부 인력이 제작해 지난 60여 년간 MBC가 직접 취재한 자료들로 애초에 MBC 으로 기획하려고 했는데 각종 심의와 규제로 인해 넷플릭스로 방향을 튼 것이다. 방송보다 비교적 수위가 자유로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는 선정적인 자료도 그대로 방영되며 대중들은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동안 사이비종교에 대한 사건은 다양한 언론을 통해 여러번 보도되었지만 있는 사실 그대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는 처음이였기 때문이다. 피해자를 모자이크 하거나 음성 변조도 하지 않았으며 여성 나체가 드러나는 사진이나 영상도 그대로 공개했다. 넷플릭스도 이에 우려를 표했지만,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공감했다. 언뜻 보면 선정적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추악한 진실이 숨어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 캡처 (사진=넷플릭스 제공)

 

1회부터 3회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에 관한 얘기를 다루며 총 8회 중 무려 3회 분량을 차지할 정도로 정명석이 수많은 여상 신도들에 행한 성착취가 고발됐다. 4부는 1987년 대전의 한 공장 옥상에서 32구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드러난 오대양 회사의 100억원대 채권 사기와 그 배후에 있는 교주 박순자와 유병언의 이야기가, 5~6부는 아가동산의 교주 김기순의 교인 착취와 폭력에 대해 다뤘으며, 7~8부는 이재록 목사의 헌금 착취 및 성폭력이 담겨있다. 이들은 모두 한결같이 자신이 ‘메시아’(구원자)라고 칭하며 성도들을 가스라이팅하며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성도들을 착취했다. 진실을 밝히고자 나온 피해자들과 관계자들은 자신이 겪은 처참한 피해를 낱낱이 밝혔고 자료 사진과 영상은 적나라하게 보이며 사이비종교에 대한 추악한 현실이 드러났다. 정명석의 피해자 메이플은 학대 당시 녹취록을 직접 공개했고, 아가동산 탈퇴자인 선영례씨는 신도들의 폭력으로 죽임을 당한 아들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뺨을 수차례 때리는 모습을 보이며 고통스러워했다. 이에 '나는 신이다' 제작진들은 취재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면 심리적인 서비스 지원이 가능하다고도 밝혔다. 피해자들은 고통스러웠지만 다시 한번 끔찍한 기억을 떠올리며 다른 피해자가 나오질 않기를 바란다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왼) DMZ 경윤 오) 배우 강지섭 (사진=DMZ 경윤, 강지섭 인스타그램)

 

사회적으로 관심이 많았던 사이비종교에 대한 적나라한 다큐멘터리가 공개되자 다큐멘터리 장르 최초로 국내 넷플릭스 톱10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사회 곳곳 포진된 사이비종교 신도들과 그들이 운영하는 업체, 사이비 교회 등 제보가 후폭풍처럼 몰려왔다. 반(反) JMS 단체 '엑소더스' 대표인 김도형 단국대학교 수학과 교수는 9일 생방송한 KBS 1TV 시사·교양물 '더 라이브'에서 KBS PD와 KBS 방송에 자주 출연하는 여성 통역사가 현직 신도라고 폭로하고 '나는 신이다'를 연출한 조성현 PD는 MBC 내부에도 신도가 있을 거라고 밝혔다. 이 사태는 연예계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룹 DMZ의 경윤과 배우 강지섭은 JMS 신도 의혹에 휩싸였는데, 둘 다 JMS 신도였지만 탈교 했다며 빠르게 입장표명을 했다. 사회적으로 사이비종교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으나 신자들을 색출해 불이익을 줘야한다는 움직임으로 번져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에 지난 10일 열린 '나는 신이다' 기자간담회에서 조성현PD 역시 “어디에도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종교를 선택했을 뿐이지 사회적으로 해악을 끼치지 않는다면 마녀사냥은 안된다고 생각한다. 잘못은 종교를 믿는 사람이 아닌 종교를 만들어서 잘못된 길을 가게 하는 교주와 리더라는 사람이다. 그걸 혼동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JMS 총재 정명석은 여성 외국인 신도를 성폭행, 추행한 혐의로 지난 10월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고, 아가동산의 교주 김기순은 횡령과 조세 포탈, 농지법 위반 등의 혐의만 유죄로 인정되 징역 4년에 벌금 60억 원을 선고받고 출소 이후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JMS에 이어 아가동산은 '나는 신이다'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고, 방송을 이어가면 매일 1000만 원씩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모두가 원했던 사이다 결말은 아니지만 차오르는 분노를 누르고 더 이상 피해자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우리가 직시해야 할 진실들을 마주해야 한다. 

 

 

[맥앤지나=강연경 기자 magajina11@gmail.com]

 

0
유니세프
국민 신문고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