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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하반기 드라마] 차정숙‧김사부 가고 김태리‧옥택연‧한지민 온다
  • 김지은 기자
  • 등록 2023-06-18 23:19:59
  • 수정 2024-01-29 14: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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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지상파와 종합편성 채널의 드라마는 거세지는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의 총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야말로 헉 소리가 나는 대규모 투자, 상상을 초월하는 극 전개로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는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고 지상파의 고민은 깊어만 갔다. 

 

그렇게 지상파 드라마는 시청자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듯 했지만 돌파구는 있었다. 수백억 원의 이르는 제작비나 글로벌 톱스타 캐스팅에 의존하지 않고 아이디어와 기획, 시리즈물로 승부를 본 것. 최근 가장 돋보인 드라마는 JTBC ‘닥터 차정숙’과 SBS ‘낭만닥터 김사부3’이다. 두 드라마는 탄탄한 극본과 연출을 기반으로 배우들의 활약이 맞물리면서 지상파 및 종합편성채널 드라마의 명성을 지켰다.

 

‘낭만닥터 김사부3’(이하 ‘김사부’)는 지난 17일 시즌1의 주역 윤서정(서현진 분)의 복귀를 암시하는 엔딩으로 시즌4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막을 내렸다. 지난 2016년 첫 방송이 된 ‘김사부’ 시리즈는 닐슨코리아 기준 27%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고 시즌3은 이전 시리즈에 못 미치긴 하나 16.8%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다. 의학 드라마 본질에 집중한 극 전개와 곳곳에 깃든 희망찬 메시지가 믿고 보는 드라마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는 평이다.

 

‘김사부’보다 먼저 막을 내린 ‘닥터 차정숙’(이하 ‘차정숙’)의 경우도 유사하다. 방영 전 ‘차정숙’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필모그래피가 없는 신인 작가의 작품인데다 매 행보가 화제를 모으는 배우나 톱 아이돌 등이 출연하지도 않았기 때문. 그러나 결과는 반전이었다. 1회 4.9%의 시청률로 닻을 올린 ‘차정숙’은 마지막 회인 16회에선 18.5%의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이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탄탄하게 그린 스토리와 미워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를 코믹하게 그린 김병철 등 배우들의 열연이 입소문을 타면서 시청자를 끌어모은 결과다.

 

‘김사부’와 ‘차정숙’이 떠난 빈자리는 이전보다 새롭고 더 진한 재미의 드라마가 꿰찰 전망이다. 2023 하반기 시청자에게 재미를 선사할 방영 예정 드라마를 한자리에 모았다.

 

초특급 아이돌의 만남, JTBC ‘킹더랜드’

 

임윤아, 이준호(오른쪽) 사진=JTBC 제공 JTBC는 ‘차정숙’의 바통을 이어받을 새 드라마로 ‘소녀시대’ 임윤아와 ‘2PM’ 이준호가 만나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킹더랜드’를 내놨다. ‘킹더랜드’는 웃음을 경멸하는 남자 ‘구원(이준호 분)’과 웃어야만 하는 여자 ‘천사랑(임윤아 분)’이 호텔리어의 꿈인 VVIP 라운지 킹더랜드에서 진짜 웃을 수 있는 날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이준호의 차기작으로 그의 활약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 그 결과 ‘킹더랜드’ 첫 방송은 5.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은희X김태리의 오컬트, SBS ‘악귀’

 

김태리. 사진=SBS 제공 ‘김사부’의 인기는 후속작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SBS는 ‘사인’ ‘유령’ ‘시그널’ ‘킹덤’ 등 장르물의 대가로 통하는 김은희 작가의 신작 ‘악귀’를 선보인다. ‘악귀’는 문을 열면 악귀가 있는 세상을 배경으로 악귀에 씐 가난한 청춘 ‘구산영(김태리 분)’과 악귀를 볼 수 있는 민속학자 염해상(오정세 분)‘이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며 악귀를 찾아가는 내용을 그린다. 

 

앞서 ’킹덤‘을 통해 조선판 좀비 신드롬을 일으켰던 김은희 작가는 ’킹덤‘의 기획안을 쓰면서 ’악귀‘를 함께 썼다. 때문에 ’악귀‘에도 한국적인 느낌들이 녹아들었다고. 평범한 사람들이 믿었던 민간신앙 속의 귀신이라든가 생활 속에 녹아있는 금기 등이 극에 스며 있어 보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캐릭터와 혼연일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김태리와 오정세의 활약 역시 기대되는 대목. 김태리는 생활력이 부족한 엄마를 대신해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밤에는 공무원 시험 공부하는 대한민국 N차 공시생을 연기한다. 돌아가신 줄만 알았던 아버지의 유품으로 받아선 안 될 물건을 받고 악귀에게 잠식된다. 오정세는 어려서부터 귀와 신을 볼 수 있었으며, 어머니를 죽인 악귀를 찾기 위해 민속학을 파고들다 교수가 된 염해상으로 분한다. 그는 십수년간 찾아다닌 끝에 구산영을 통해 악귀와 재회할 것으로 보인다.

 

옥택연의 판타지 로맨스, KBS2 ’가슴이 뛴다‘

옥택연은 100년 중 하루 차이로 인간이 되지 못한 반인 뱀파이어 선우혈로 분한다. 그는 인간미를 찾을 수 없는 차가운 성격의 게스트하우스 주인 주인해(원지안 분)와 동거를 시작하며 진정한 온기를 찾아 나간다. 옥택연은 조선시대와 현재를 넘나드는 캐릭터를 통해 연기 변주를 드러낸다고. 

 

그는 한 인터뷰에서 '가슴이 뛴다'에서 맡은 캐릭터 선우혈을 ’집돌이‘ ’지고지순 사랑꾼‘ ’가슴 뛰는 인간 러버‘라고 표현하며 사랑하는 여인과 재회를 기다리는 순애보를 보여준 반인 뱀파이어를 통해 시청자의 가슴을 떨리게 하는 로맨스를 만들 것을 예고했다.

 

인생 드라마 ’눈이 부시게‘ 팀의 재회, JTBC ’힙하게‘

’힙하게‘는 사이코메트리 초능력을 지닌 수의사 ’예분(한지민 분)‘과 열혈 형사 ’장열(이민기 분)‘ 콤비가 농촌 동네의 범죄 사건을 해결해 가며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코믹 수사 활극이다. ’킹더랜드‘의 후속작으로 오는 8월 방영 예정이다.

 

이 드라마가 방영 전부터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지금 삶이 힘든 당신,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라는 대사로 ’인생드라마‘ ’웰메이드 드라마‘로 불리는 JTBC ’눈이 부시게‘의 김석윤 감독, 이남규 작가, 배우 한지민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지민과 김석윤 감독은 앞서 영화 ’조선 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눈이 부시게‘에서 호흡을 맞춘 사이로 검증된 콤비라는 평가를 받는 터라 이들이 또 한 번 인생 드라마를 탄생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흥행보증수표‘ 남궁민의 사극, MBC ’연인‘

사극 명가 MBC는 병자호란의 병화 속으로 던져진 연인, 그들이 몹시 그리워하고 사랑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연인‘으로 승부수를 던진다. ’제왕의 딸, 수백향‘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등으로 호평받은 황진영 작가가 극본을 썼으며, ’검은 태양‘을 연출한 김성용 감독이 메카폰을 잡는다.

 

김성용 감독은 그에게 힘을 보탤 주연 배우로 남궁민을 택했다. 이른바 흥행보증수표로 통하는 남궁민은 어떤 것에도 진심을 주지 않았지만 한 여인을 알게 된 후 예상 못한 운명의 문을 열게 되는 남자 이장현으로 불한다. 앞서 ’검은 태양‘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김성용 감독과 남궁민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곱게 자란 양가 댁 애기씨지만 전쟁의 풍화를 겪고 한 사내를 진심으로 연모하며 점차 성숙해지는 여인 유길채는 대체 불가 배우 안은진이 맡았다.

 

이하늬 표 코믹액션 사극, MBC ‘밤에 피는 꽃’

MBC는 ‘연인’에 ‘밤에 피는 꽃’을 편성해 시청률 높이기에 나섰다. ‘밤에 피는 꽃’은 밤이 되면 담을 넘으며 이중생활을 하는 수절과부 ‘조여화(이하늬 분)’와 모두가 탐내는 남자 종사관 ‘박수호(이종원 분)’가 얽히게 되면서 펼쳐지는 코믹액션 사극이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별에서 온 그대' '하이에나' '홍천기' 등을 연출한 장태유 PD의 신작이다.

 

이하늬가 맡은 조여화는 낮에는 조신한 열녀로 담장 밖 세상을 보지 못한 채 조용히 살아가는 사대부 최고 가문의 며느리이자, 해가 지는 밤에는 담을 훌쩍 넘어 아무도 모르게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보살피는 인물이다. 스펙타클한 이중생활을 해오던 조여화는 우연히 박수호와 얽히고설키며 단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내일을 꿈꾸게 된다고.

 

앞서 SBS 드라마 ‘원더우먼’, 영화 ‘극한직업’을 통해 코믹 연기를 인정받은 이하늬가 캐스팅됐다. ‘코미디 퀸’이라는 수식어답게 이하늬는 클래스가 다른 웃음을 선사해 작품의 완성도와 몰입감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맥앤지나=김지은 기자 magajina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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