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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극 '갈매기' 여주인공 4명의 완벽 케미스트리
  • 강연경 기자
  • 등록 2023-01-16 16:44:41
  • 수정 2023-04-03 14: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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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갈매기'의 여주인공 이항나, 소유진, 진지희, 김서안의 도발적인 화보 공개

배우 이순재가 연출을 맡은 연극 '갈매기'의 여주인공 이항나, 소유진, 진지희, 김서안이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 '맥앤지나 매거진' 화보를 공개했다.

 

 

극 중 연차가 오래된 여배우 ‘아르까지나’를 맡은 배우 이항나·소유진은 화보를 통해 품위 있지만 내면은 쓸쓸함과 공허함이 가득한 모습을 표현했고, 열정 가득한 신인 여배우 ‘니나’를 맡은 배우 진지희·김서안은 풋풋하고 발랄한 무드를 연출했다.

 

특히나 이번 공연이 세 번째인 배우 이항나는 “ '갈매기'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 숨 쉬는 듯한 매력이 있죠. 세 번이나 작품을 하게 되어서 운명 같은 작품으로 다가와요.”라며 이번 공연에 대한 설렘을 전했다. 이어 배우 소유진은 “풀어야 할 게 많은 숙제 같은 작품이고 공연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기분 좋은 숙제를 해야 하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요.”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배우 진지희 역시 연기자에 대해 진로를 고민하던 때 '갈매기'를 만나 고마운 작품이라 살신성인의 자세로 임하고 있다며 포부를 밝혔고 배우 김서은은 이번 연극이 본인 배우 인생에서의 시작점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연극 '갈매기' 등장인물들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 '맥앤지나 매거진'과 연말을 장식했는데 오늘 촬영 소감은요? 

▶ 항나 연극 연습만 하던 후배 배우들과 함께 촬영하니 더욱 친해진 기분이에요. 연극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 다들 지쳐 있을 텐데 화보 촬영으로 다시 한번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기회였고, 잊지 못할 추억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 지희 보통 연습 때는 다들 편하게 입고 만났는데 오늘 선배님들과 멋있게 차려입고 촬영하게 되어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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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4대 희곡 중 하나로 사실주의 연극의 교과서로 불리는 작품인 '갈매기'에서 아르까지나와 니나 역을 맡았는데 각자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나요?

▶ 항나 배우로 살아가다 보면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하고 표현해야 해요.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니까 주위 사람들에게는 그런 제 모습이 정서적으로 불안해 보이거나 예민해 보일 수도 있겠더라고요. 저 역시도 극 중 연차가 오래된 배우인 ‘아르까지나’를 바라볼 때 그런 시선으로 보게 되었고요. 저와 같은 여배우라서 공감이 많이 되기도 했고, 그런 역할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워요. 잘 해내야겠다는 마음도 크고요. 

▶ 유진 실제 제 나이와 비슷한 캐릭터지만 저는 항나 선배님한테 항상 많이 배우고 있어요. 선배님께 배운 것들과 제 스스로 노력한 것을 토대로 ‘아르까지나’를 최대한 극대화시켜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실 ‘아르까지나’는 정말 어려운 캐릭터예요.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한데, 그게 단순한 기복이 아니거든요. 그녀가 품고 있는 외로움을 담아 표현해야 해서 실제로 제가 그 캐릭터를 안쓰러워하지 않으면 연기가 안 나오겠더라고요. 

▶ 지희 저와 서안 배우가 맡은 ‘니나’ 역은 1막부터 4막까지 진행되는 동안 연기의 폭이 넓어요. 꿈에 대한 동경과 열망을 통해 ‘니나’가 변해가는 과정에서 겪는 혼란과 절망을 실감 나게 표현하려고 해요. 관객들이 보셨을 때 급격한 감정 변화에 어색해하시는 게 아니라 ‘니나는 그럴 수밖에 없었구나’라고 공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서안 저도 지희 배우와 똑같이 생각했어요. 저만의 ‘니나’를 선보이고 싶어요. 제가 표현하는 저만의 ‘니나’를 위해 선배님들께도 많이 배우고 있는 만큼 이순재 선생님의 연출에 잘 어우러질 수 있는 배우 김서안만의 ‘니나’를 기대해주셨으면 해요. 

 

셔츠 메아. 재킷, 스커트, 힐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 연극은 특히나 배우들의 호흡이 중요한데 연습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요? 

▶ 유진 후배 배우들, 특히 지희와 서안이가 맨 처음 연습할 때 대본을 다 외워 왔던 걸 잊을 수가 없어요. 그 전에 대본을 얼마나 많이 봤는지 연습 첫날인데 대본도 안 보고 연기를 하더라고요. 저에게는 후배 배우들이 감동이었어요. 초롱초롱한 눈빛과 열정적 에너지들이 고스란히 무대에 녹아나올 거라 믿고 있어요. 

▶ 지희 오히려 저희는 선배님들을 보고 감동받았어요. 연기마다 깊이는 물론 소름이 돋는 순간들이 많았거든요. 

▶ 서안 네, 맞아요. 저희도 나중에 과연 저렇게 연기할 수 있을까 싶고, 매번 존경심이 저절로 생겨요. 

▶ 항나 저는 연차가 있다 보니 어디를 가나 후배들이 많았는데 이번 연극에서는 선배님들이 많아서 좋아요. 선배님들이 계시니 기댈 곳이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편안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강성진 배우, 김수로 배우와는 동갑내기라 처음 만났을 때부터 빨리 친해졌고요. 그런데 연습 때마다 옆에서 지켜보는 후배들을 보면 저절로 긴장감이 생기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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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희목걸이, 귀걸이 모두 누누핑거스. 원피스, 베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 혹시 탐나거나 해보고 싶은 다른 배역이 있다면? 

▶ 유진 남녀를 다 떠나서 생각하면 ‘코스짜(뜨레블례프)’ 역을 해보고 싶어요. ‘아르까지나’의 아들인데 이 캐릭터를 맡게 되면 연구하는 과정이 굉장히 재밌을 것 같아요. 도대체 그는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가 궁금하더라고요. 처음에도 제가 이 캐릭터에 점점 빠져드니까 애정이 생겨버릴 것만 같아 어느 시점부터는 그 생각을 일부러 그만하기도 했어요. 

▶ 지희 제가 20대 때는 ‘니나’를 했으니 30대 때는 ‘마샤’를 해보고 싶고, 40대 때는 ‘아르까지나’를 해보고 싶어요. 각 나이대별로 역할을 맡으며 제 삶을 되돌아보고 그 캐릭터에 더 공감할 수 있는 삶을 살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 항나 제가 실제로 젊었을 때 ‘니나’를 맡았고 국내 최연소로 ‘아르까지나’ 역을 맡았었죠. 이번이 두 번째로 하는 ‘아르까지나’인 만큼 저는 원 없이 역할을 해본 것 같아요. 

▶ 서안 대본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니나’ 역에 푹 빠져 있었는데 실제 연습을 해보니 ‘메드베젠꼬’ 캐릭터가 탐나더라고요. 어쩜 그렇게 캐릭터를 잘 잡았는지 신기했어요. 저도 해볼 기회가 있다면 ‘메드베젠꼬’ 를 해보고 싶어요.

 

- 연극 '갈매기'는 본인에게 어떤 작품인가요?

▶ 항나 '갈매기'를 또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안톤 체호프의 작품은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 숨 쉬는 듯한 매력이 있죠. 그래서 배우들이 안톤 체호프의 작품을 하고 싶어 하는데 '갈매기'를 세 번이나 하게 되어서 운명 같은 작품으로 다가와요.

▶ 유진 풀어야 할 게 많은 숙제 같은 작품이에요. 사실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아요. 긴장감을 놓칠 수는 없지만, 공연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기분 좋은 숙제를 해야 하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요.

▶ 지희 '갈매기'를 하기 전까지는 계속 ‘연기가 나에게 맞나?’라는 생각을 하며 진로를 고민하던 때였어요.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이 대체로 비슷한 캐릭터들이라 저는 그 틀을 평생 깰 수 없을 것만 같았죠. 이런 연기에 대한 혼란과 갈증이 있던 찰나에 연극 '갈매기'를 만나게 되었어요 . 그래서 저에게는 정말 고마운 작품이라 살신성인의 자세로 임하고 있어요.

▶ 서안 우연한 기회로 ‘니나’ 역을 맡게 되었는데, 저에게 '갈매기'는 제 연기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지희 배우처럼 진정한 연기를 하고 싶을 때 '갈매기'를 만나게 되어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 앞으로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요?
▶ 항나 하나의 단어로 기억되는 배우보다는 시대와 발맞춰 호흡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시대가 굉장히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여기에 맞춰 깨어 있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고자 노력해요.체력적으로 힘들어도 늘 열심히 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유진 아직도 제가 매체에만 등장하는 배우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을텐데 사실 제 전공은 연극 연기예요. 무대에 서는 것을 정말 좋아해 ‘소유진이 하는 연극은 기운이 좋더라’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관객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려고 노력 중이에요.
▶ 지희 다양한 역할을 도전해보고 싶은데, 제 역할로 사람들이 위로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배우는 한 인물의 삶을 투영해서 보여드린다고 생각하기에 저를 통해 대중이 위로 받고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 서안 저는 배우로서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연극 '갈매기' 속 ‘니나’처럼 제 배우 인생을 향해 멈추지 않고 제가 나아갈 길을 열심히 가고 싶어요.

 

 

[맥앤지나=강연경 기자 magajina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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