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면서 뻔한 레깅스와 브라톱을 입는 시대는 갔다. 운동할 때에도 사랑스럽고 우아한 무드를 지향하는 여성들을 위해 페미닌과 스포티 무드를 결합한 친환경 소재 룩을 선보이는 브랜드가 있다. 정민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선사하는 소녀와 숙녀, 그 사이 무드의 레페르 룩에 대한 이야기이다.
레페르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레페르(REPÈRE)’는 불어로 ‘기준’이라는 뜻이에요. 피트니스웨어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애슬레저 룩을 전개하고 있으며 피트니스웨어를 베이스로 디자이너 브랜드 만의 감성을 한 스푼 담아낸 브랜드예요. 이미 포화 상 태에 이른 기존 애슬레저 룩 시장에서 신선함을 어필해 보고자 클래식 발레의 무드를 결합해 개발했어요.
클래식 발레와 애슬레저 룩을 결합한 기획 의도는 무엇 인가요?
제 디자인 취향 자체가 굉장히 여성스러운 감 성을 선호해요. 발레 동작은 매우 에너제틱하지만, 몸의 선은 굉장히 부드럽고 여성스럽죠. 발레에서 느껴지는 페미닌한 애티튜드를 애슬레저 룩에 녹여낸 제품을 선 보이고 있어요.
사실 애슬레저 룩을 여성스러운 스타일로 디자인하는 데 한계가 있을 거 같아요.
맞아요. 가끔 한계에 부딪히긴 하지만 여성스러운 무드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담아 내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룩북 촬영 시 발레복과 애슬레저 룩의 중간 무드를 녹여내는 식으로 그 중간점을 찾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발레하는 사람만 입는 브랜드’라고 오해하실 수 있는데, 레페르는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모던한 감성을 가진 애슬레저 브랜드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국립발레단 발레리나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어요. 어떤 피드백을 받았고, 실제 디자인 에는 어떻게 적용시켰나요?
발레리나는 운동선수이자 아티스트로서 몸의 움직임에 대해 그 누구보다 전문가 라고 생각해요. 발레리나가 직접 운동복을 입고 운동을 한 뒤 전해주는 피드백은 정말 정확하죠. 착용감, 핏, 소 재감은 물론, 착용했을 때 불편한 점까지 꼼꼼하게 체크 하여 디자인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생각지도 못했던 피드백을 받은 적도 있으실 까요?
그런 적은 없었어요. 제가 여성복을 디자인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남자이니 제작한 의상을 직접 입어볼 수는 없어요. 하지만 제작 단계에서 제가 우려했던 부분들에 관해 실제로 피드백을 받아요. 예를 들면, 운동할 때 소매가 말려 올려가지 않게 하는 핑거홀 디테일을 더한 제품을 제작하면서 ‘손가락이 걸려 불편하지 않을 까?’ 하고 스스로 우려했는데 그 부분이 실제로 불편했다고 하는 거죠.
레페르의 제품 라인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나요?
기본 적으로 3가지 레이블로 나뉘어 있어요. 일반적인 어패럴 라인으로 브라톱, 레깅스 제품과 레페르의 시그니처 디자인인 커버랩, 롱 슬리브, 카디건, 니트 등의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리고 브랜드 비주얼을 표현하기 위해 소량 제작으로 선보이고 있는 익스클루시브 라인과 아대, 워머, 토삭스, 가방 등의 용품류가 있어요
제품 디자인을 할 때 특별히 영감을 받는 곳이 있나요?
모든 디자이너가 마찬가지겠지만 영화, 사진 등 다양한 것에서 뜬금없이 영감을 받을 때도 있고 이미지를 찾아 보다가 문득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때도 있어요. 그리고 저는 항상 무드 보드를 제작하는 편이에요. 전반적인 시즌 이미지를 하나씩 찾아가다 보면 분명 하나의 키워드 나 아이디어가 나오기 마련이죠. 아이디어를 보완하면 서 시즌 콘셉트 및 제품을 구성해요.
레페르의 베스트셀러 제품은?
포화 상태에 이른 애슬레저 룩 시장에서 레깅스와 브라톱은 이미 다양한 디자인으로 출시되고 있어요. 레페르도 하이퀄리티의 레깅스와 브라톱을 선보이고 있지만, 저희는 기본 아이템과 잘 어우러져 스타일링이 가능한 룩을 개발하는 것이 브랜드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예요. 그래서 탄생된 제품이 ‘커버랩’으로, 레깅스 위에 레이어드할 수 있는 스커트 예요. 아무래도 레페르가 발레와 관련성이 있는 만큼 발레리나들이 입는 랩스커트를 조금 더 캐주얼하고 편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했어요. 레깅스를 입을 때 힙 라인이나 Y존이 부각되면 다소 민망할 수도 있으니 커버랩으로 여성스럽게 가리는 거죠. 또한 평상시에 는 티셔츠나 스웨트셔츠 밑에 살짝 튀어나온 레이어드 티셔츠처럼 매치하는 것도 가능해요. ‘커버랩’ 이름도 저희가 직접 개발했고 소비자들에게 매 시즌 꾸준히 사 랑받고 있는 저희의 시그니처 제품이에요.
스타일링에 주목하는 게 다른 애슬레저 룩 브랜드와의 차별점이겠어요.
네, 맞아요. 제품 개발도 열심히 하지만 스타일링에 더욱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요즘은 운동 복이라고 해서 꼭 운동할 때만 입는 시대가 아니잖아요. 당연히 스포츠웨어라 기능성 원단을 사용하지만 드레시하게 디자인하여 평상시에도 편하게 입을 수 있어요. 애슬레저 룩과 차려입은 듯한 느낌 그 사이를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고, 레페르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포인트로 새로운 룩을 어필하려고 해요
애슬레저 룩은 원단도 한몫하는데 레페르는 ‘에코쿠튀 르’라는 슬로건 아래 친환경 소재 개발을 지향하는 브랜드예요. 어떤 소재를 사용하고 있나요?
레페르에서 추구하는 원단은 착용했을 때 가볍고 부드러운 소재에 친환경으로 지속 가능해야 하죠. 그러다 보니 주로 리사이클 원단과 천연 모달 원단 등을 다양한 제품에 사 용하고 있어요. 특히 기존에 개발한 ‘커버랩’ 제품은 직접 원사 재료를 골라 원단을 짰어요. 국내에서는 거의 최초로 모달 나일론 혼방 원단으로 제품을 개발했기 때문에 굉장히 부드럽고 가볍고 짱짱해서 구김이 적다는 특징이 있어요.
특별히 친환경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요?
개인적으로도 친환경에 관심이 많지만 사실 어떻게 보면, 친환경 자체가 트렌드라고 생각해요. 또한 애슬레저 룩 브랜드라 자연스럽게 건강이나 오가닉 등 친환경적인 키워드에 집중하게 되기도 했고요. 그래서 되도록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려고 해요.
2. 미뇽 스윔수트 화이트 3. 아이리스 레깅스 그린 4.리플리히 슬리브리스와 푸지외 7부 커버 레깅스
5. 분더 브라탑과 뮤게 랩스커트 6. 미뇽 스윔스트 네이비 7. 이그리트 플리츠 토트백 8. 프리베 숏슬리브
레페르의 2022 S/S 리조트 시즌 콘셉트와 메인 상품은 어떤 건가요?
우아함과 관능미를 넘나드는 이 중적인 변주를 담은 컬렉션으로, 무더운 여름에 어울리는 리조트 룩들이 경쾌하고 얇은 제품으로 전개되었어요. 동백을 닮은 싱그러운 컬러 팔레트의 워터레깅스와 로맨틱한 실루엣의 스윔웨어, 플리츠스커트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전 시즌보다 확실히 경쾌하고 활동적인 느낌인데, 이번 리조트 시즌의 영감은 어디서 받으셨나요?
개인적으로 꽃을 굉장히 좋아해요. 이번 시즌 은 전반적인 디자인에 물에 젖은 꽃의 느낌을 녹여 표현했어요. 보통 다른 애슬레저 룩 브랜드는 여름 시즌에 역동적인 무드를 표현하기 위해 비비드 한 컬러감을 많이 선보이는데, 레페르는 브랜드 가 지닌 페미닌한 무드에 워터리한 플로럴 무드를 더해 약간의 관능적인 이미지를 구현했어요.
레페르가 대중에게 어떤 브랜드로 다 가가기를 바라나요?
많은 애슬레저 브랜드 중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지고 싶어요. 레페르의 타깃층은 국내에서 잘 알려진 애슬레저 룩 브 랜드들의 가격 속임수에 피로감을 느끼는 분들, 높은 가격대의 해외 애슬레저 룩 브랜드는 부담스러운 분들 이에요. 그런 고객들이 레페르를 신선한 애슬레저 브랜드로 받아들이고 많이 사랑해주시면 좋겠어요.
레페르의 앞으로 계획은요?
지금은 매 시즌 제품을 늘려가면서 다양하고 새로운 제품들로 더 많은 고객과 만나며 꾸준히 성장하는 게 목표예요. 7월 중에 쇼룸 겸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할 예정인데, 일반적인 의류 매장보 다는 브랜드 자체를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기획하고 있어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 이 아니라 브랜드의 비전을 표현할 수 있는 체험형 전시 공간 겸 매장을 꾸며 새로운 고객들과 만나기를 희망해요.
[출처=맥앤지나 매거진]
[컴퍼니잇=이기환 기자]